울산대학교 | 철학·상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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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철학.
작성자 철** 작성일 2018-01-05 조회수 150

언어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그것이 인간을 인간이게끔 하는 밑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역사 이전의 아득한 시대부터 끊임없이 인류의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리하여 언어연구는 고대 인도와 그리스에서도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했었다. 플라톤의 이데아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존재론은 본질적으로 다같이 언어에 대한 반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중세의 스콜라 학파는 그 언어연구의 기반에 논리학을 광범위하게 도입하여, 라틴어를 기초로 하는 언어철학과 문법학을 쌓아올렸다. 근세에 이르러 학자들이 전세계의 놀랄 만큼 다양한 언어의 존재에까지 시야를 넓혔을 때, 이로부터 새로운 언어의 본질론이 요구되기에 이르렀다.

이 문제의 출발점을 이루었던 사람은 훔볼트였다. 그러나 그의 언어의 내부형식과 구조론은 당시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었던 언어의 비교방법에 의한 실증적 연구에 압도되어, 언어학자의 관심을 충분하게 끌지 못했다. 그러나 비교방법은 당대의 언어발생의 문제와 함께 살아 있는 언어의 실태에 대한 상세한 연구를 촉진했다. 특히 언어의 변화와 역사가 관심의 초점이 되었고, 연구가 진척되면서 언어변화에는 규칙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이로부터 1870년을 기점으로 하여 독일에서 이른바 청년문법학파(Junggrammatiker)라는 일파가 생겨났다. 이 일파의 이론적 대부가 파울(H. Paul)이다.

그는 자신의 『언어사 원리』(Prinzipien der Sprachgeschichte, 1880)에서, 언어에 대한 연구는 그리스 이래의 철학적 굴레로부터 해방된 실증과학으로서 확립되어야 한다는 것과, 그것은 이른바 인간의 다른 문화적 산물과 마찬가지로 사적()인 연구에 기초를 두고 실험적인 법칙의 바탕 위에서 보편적인 기초조건을 확립하는 역사철학의 지배 하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어 속에 있는 심리적 및 사회적인 두 요소의 중대성을 인정했다. 그렇지만 그가 말하는 심리는 처음부터 개인심리였고, 언어는 개인에게 있어서 음()과 그것이 유발하는 의미의 연결에 의해 생겨나는 움직임이자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생기는 발언의 총화라고 생각했다.

이에 반해 분트(W. Wundt)는 『민족심리학』 중의 『언어』(Die Sprache)에서 사회적 현상을 개인에 귀착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사()적 현상으로서의 언어 속에 존재하는 어떤 종류의 보편타당한 발전법칙을 인식하는 것을 과제로 하여, 언어의 분석운동을 표현운동의 영역에 정착시켰다. 언어학 자체가 파울을 통해 요청했던 언어심리의 연구는 분트의 커다란 영향 하에서, 바야흐로 언어학을 심리학 속에 포함시킬 것인가 하는 관점을 드러내기에 이르렀다. 나아가 자아와 외계의 문제는 예로부터 철학의 가장 깊은 관심사였지만, 그것은 언제나 의식인가 외체()인가 하는 상반되는 문제에 부딪혀 왔다.

따라서 철학은 자연히 심리학의 문제에 개입되지 않을 수 없었고, 동시에 기억ㆍ회상의 문제와 함께 우리의 의식활동에 커다란 역할을 수행하는 언어는 당연한 흥미의 대상이 되었다. 후설(E. Husserl)은 『논리학연구』(Logische Untersuchungen)에서 무엇이 전달의 목적을 위해서 언어를 유의미한 것으로 만드는가 하는 의문으로부터 출발하여, 언어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표출운동,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지향(), 이 심리적인 의미를 지니게 되는 형성체와 객관적인 외계의 관여에 의한 기호화를 들었다. 그리하여 그는 언어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와 의미를 충족하는 행위의 양자로 의미의 지향성을 구분하고, 언어형식을 의미의 구조체를 이루는 부호 조직으로 생각하였다.

이렇게 해서 언어가 모든 과학의 대상이 되고, 각자 독립영역을 주장한 결과 언어학의 독립성이 위기에 봉착할 시기에 나타난 사람이 소쉬르였다. 그는 자신의 『언어학』(Cours de linguistique generale, 1916)에서, 언어는 부호의 조직이며, 이것은 개개 언어행위가 사회적으로 추상되어 결정화된 개별 언어(langue) 속에 체계화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하나의 완성된 전체로서 각자 독특한 체계를 지니며, 내부의 각 부분은 상호의존 관계에 있고, 상호간의 차이에 의해 가치가 매겨지고 있다. 언어는 단순히 소리()에 의한 사고와 개념의 발표기관이 아니며, 사고는 그 자체 혼돈스러운 것, 소리()도 역시 그런 의미에서는 어느 정도 특별한 한계가 없는 것이지만, 양자가 합쳐져서 분절을 요구하고 그로부터 언어부호를 만들어낸다고 하는 주장이다.

그의 획기적인 언어본질론은 그 후의 모든 연구에 기초가 되어, 트루베츠코이(n. Trubetzkoi)를 중심으로 하는 프라하 학파, 엘름슬레프(L. Hjelmslev)를 중심으로 하는 덴마크 학파, 블룸필드(L. Bloomfield)로부터 시작되는 아메리카 학파 등도 모두 소쉬르를 통과하여 발전한다. 이와는 달리 독일에서는 훔볼트의 흐름을 쫓아, 언어와 문화ㆍ사고의 관계를 추구하는 바이스게르버(L. Weisgerber), 포르치히(W. Porzihi), 트리어(J. Trier) 등이 새로운 문화철학을 개척하였다.

나아가 현대철학은 갖가지 유파의 언어이론을 창출하기에 이르렀다. 언어의 논리적 분석을 철학의 임무로 파악하는 분석철학에는 근대 논리학의 인공언어를 중요시하는 논리실증주의와 이에 대립하는 일상언어학파가 있다. 또한 실존철학에서도 특히 후설 문하의 하이데거메를로 퐁티는 둘 다 후기에 들어 언어를 둘러싼 사색에 몰두하였다. 최근의 언어철학의 동향은 근대 언어학에서 영향을 받은 푸코(M. Foucault) 등의 이른바 구조주의, 촘스키생성문법()과 결부된 카츠(J.J. Katz) 등의 구조적 의미론 등이 주목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언어 철학 [Sprachphilosophie] (철학사전, 2009., 중원문화)

출처: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88285&cid=41978&categoryId=41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