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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왜 논어에 주목하는가? ④
작성자 철** 작성일 2017-07-25 조회수 291

공자, 실패의 존재론

[논어]와 [사기()]에 나오는 공자의 일생을 들여다보면 후대에 만들어진 ‘성인 공자’의 이미지와 사뭇 다르다. 공자는 3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어린 시절부터 ‘소년 가장’으로 생계를 꾸리기 위해 온갖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훗날 공자가 학문적 성취를 이루었을 때, 당시 사람들은 “공자가 왜 생업의 여러 가지 기술을 가지고 있느냐?”라고 의문을 나타냈을 정도이다.

공자는 학문적 성취를 거둔 뒤 노나라에게 자신의 이상을 펼칠 기회를 찾지 못했다. 그는 50대에 시작해서 15년 동안이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찾았다. 이 과정에서 공자는 “상갓집의 개”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불가능한 줄 알면서 애쓰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서 산 정상까지 바위를 무한 반복하여 밀어올려야만 했던 시지프스.

공자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좌절하거나 자신의 길을 회의하지 않았다. 그는 한 곳에서 실패하더라도 곧 다른 나라를 찾아서 다시 시작했다. 실패를 되풀이했지만 공자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런 공자를 보면 시지프스 신화가 떠오른다. 시지프스는 제우스신의 노여움을 사서 그 벌로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까지 밀어 올려야만 했다. 그런데 정상에 바위를 올리자마자 바위는 산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시지프스는 바위를 다시 정상으로 올리는 일을 끝없이 반복해야만 했다.

공자도 산과 들의 짐승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살며 인간미가 넘치는 공동체를 세우려고 했던 만큼 현실에서 맛보는 한 번의 실패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지 않는다. 그는 늘 실패한 곳에서 다시 시작하며 성공의 씨앗을 일구려고 했다. 그렇게 찾아낸 사유의 결과물이 오늘날 우리가 읽는 [논어]에 고스란히 들어 있는 것이다.

실패는 공자를 좌절하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더 분명하게 만나게 하고 더 뚜렷하게 자각하는 장이었다. 따라서 공자는 가문과 신분의 축복이 아니라 냉대와 박대의 실패에서 사유를 일구어낸 것이다. 역설적으로 실패가 그냥 실패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정체를 더 벼리게 만드는 인간화의 길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공자의 실패론은 함석헌이 3·1운동의 실패를 해석하는 데에서도 잘 나타난다.

실패는 섭섭하지만 실패처럼 값진 것은 없습니다.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합니다. 만세를 부르면 독립이 될 줄 알았다가 그대로 아니 되는 것을 본 다음에야 한국의 씨?은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함은 곧 ?듦입니다. 3·1운동 이후 우리 민족이 허탈감에 빠지지 않고 자라기 시작한 것은 깊이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하나님의 발길에 채여서’

함석헌은 실패가 좌절 또는 죽음과 동의어가 아니라 생각을 바탕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토대로 보고 있다. 이것은 공자의 인생과 그대로 겹친다고 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21세기, 왜 논어에 주목하는가?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시대를 초월한 인생 교과서 (논어 명언명구)

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79009&cid=59054&categoryId=59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