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둥지’는 어떻게 철학을 완성하는가? - (5) | |||||
작성자 | 철** | 작성일 | 2017-07-07 | 조회수 | 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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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론적으로는 하나, 의미론적으로는 둘인 구조
사람이 철학을 하는 것은 새가 둥지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새들이 이런저런 재료들을 모아 둥지를 짓는 것처럼, 정보들을 모아 생각을 구축해 가는 지적인 건축의 작업이 철학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처한 지역적 환경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시대가 바뀌면 또 다른 생각의 양식이 들어와 변화가 생긴다. 둥지로서의 철학적 인식이 어떤 대상에 대한 한 주체자의 의식 속에 비친 어떤 상태라는 점에서 인간의 의식은 무엇인가를 반영하는 ‘자연의 거울’로 생각할 수 있다. 인식은 거울 속에 비친 어떤 사물로 규정할 수 있으며, 거울과 거기에 비친 물체들 간의 관계는 물질의 인과적 법칙으로 설명될 수 있다. 또한 지식은 자연의 거울로서 인간의 의식에 의한 어떤 대상의 발견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의식은 ‘자연의 거울’로서 그 대상을 기계적인 인과적 법칙에 따라 수동적으로 반영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을 존재론적 범주 속에서 구성하는 능동적 제작 활동이다. 그리고 의식과 그 대상의 관계는 기계적인, 즉 결정론적인 인과적 관계로만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로르샤흐 얼룩3)’처럼 단 하나의 떡 반죽 같은 ‘존재’ 덩어리로서의 우주를, 존재론적 범주 속에 인지될 수 있는 것으로 재구성해서 능동적으로 만들어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인식, 모든 앎이 그러하다면 철학적 앎도 마찬가지다. 인식론적으로는 필연적으로 구별되어야 하는 인식의 대상과 주체는 존재론적으로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단 ‘하나’가 된다. 모든 의식, 사유, 담론의 모태를 구성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은 그러한 인식 대상으로서의 자연과 우주를 단 하나로 구성하는 모든 것의 진원지다. 서로 대립되어 보이는 객체와 주체, 대상과 의식, 현상과 인식, 자연·우주와 인간, 존재와 그 의미는, 존재론적으로는 단 하나, 즉 일원론적이지만 관념적이고 의미론적으로는 둘, 즉 이원론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나는 그것을 ‘존재-의미 매트릭스(the onto semantical matrix)’라고 지칭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새의 둥지’는 어떻게 철학을 완성하는가? - ④ 둥지의 철학 (박이문 인문학 읽기, 201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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