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둥지’는 어떻게 철학을 완성하는가? - (3) | |||||
작성자 | 철** | 작성일 | 2017-07-07 | 조회수 | 1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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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하다
과거의 철학사를 아무리 뒤져보아도 고정된 철학적 진리란 없다. 철학자들이 주장한 진리는 우리가 느끼고, 보고, 듣고, 부딪치고, 배워서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을 개념화하여 논리적으로 정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한마디로 철학이 추구하는 진리란 우리를 지적으로 편하게 하고, 우리에게 실천적으로 쓸모 있는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인간이 언어로 재구성한 관념적 세계에 지나지 않는다. 철학적 진리의 역사적 위상이 무너지는 것은 철학자의 사유에 어떤 지적인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철학이란 진리를 발견하는 활동이고, 진리란 객관적 사실의 발견이 아니라, 객관적 세계의 관념적 재구성물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철학적 진리, 철학적 체계는 겉보기와는 달리 소설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은 허구(fiction)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내용이 아니라, 철학과 소설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에 있을 뿐이다. 여기서 철학의 위상과 기능 및 철학적 진리,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 근본적으로 새로운 규정과 이해가 요구된다. 철학적인 앎은 ‘존재’와 ‘의미’가 응결되는 시적인 차원, 어떤 사물이 의식을 통해서 의미로 결정되는 현상에 대한 반성적 사고다. 그러한 사고는 서술인 동시에 분석이고, 분석인 동시에 기술이다. 철학이라고 하는 반성적 사고를 통해서 대상에 대한 인식의 차원을 넘고, 동시에 그 대상을 조직하는 언어에 대한 앎을 넘어서 그 둘을 동시에 포함하여, 한 차원 높은 지점에서 그것들 간의 관계를 해명하기에 이른다. 철학적 앎의 성질을 이렇게 이해하면 철학만이 가장 근본적이고 총괄적인 관점에서 가장 명확하게 우리가 무엇이며,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밝혀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 무용한 말장난같이 보이던 철학이 가장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우리에게 얼마나 유용한지 쉽게 납득이 간다. 종말까지 거론되던 철학이 이제 삶의 양식이자 빛의 영역으로 다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새의 둥지’는 어떻게 철학을 완성하는가? - ④ 둥지의 철학 (박이문 인문학 읽기, 201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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