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둥지’는 어떻게 철학을 완성하는가? - (2) | |||||
작성자 | 철** | 작성일 | 2017-07-07 | 조회수 | 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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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철학이라 부를지 의심스러운 시대가 되었다
철학은 ‘철학적’ 텍스트를 공부하는 것이고, 철학적 텍스트는 ‘철학자’가 저술한 책이다. 그러나 이 대답은 순환적 논리의 오류에 빠져 있다. 철학자들이 하는 일의 성격이 분명치 않고, 철학자들이 사회에 어떤 공헌을 하는지도 분명치 않다. 어떤 근거에서 철학자라 부르고, 또 과학자라 부르며, 어떤 텍스트를 철학으로 분류하고, 또 어떤 텍스트를 문학, 혹은 사회학으로 분류하는지 그 이유도 분명치 않다. 노자의 『도덕경』은 시인가, 형이상학적 텍스트인가? 푸코의 『말과 사물』은 철학서인가, 사회과학서인가? 하이데거의 『숲길』은 명상적 서정시인가, 존재론인가? 『비극의 탄생』과 『도덕의 계보학』의 저자 니체는 심층사회심리학자인가, 아니면 철학자인가? 이런 물음에 대한 그 어떤 대답도 석연치 않다. 소크라테스에서부터 데카르트, 흄, 칸트, 프레게(Gottlob Frege, 1848~1925), 데리다(Jacques Derrida, 1930~2004)에 이르는 기나긴 서양철학사를 통해서 ‘철학’이라는 특별한 학문은 줄곧 전통을 이어 왔고, ‘학문의 여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시된 적도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는 ‘철학 교수’라는 직업인과 그들이 생산해내는 ‘철학 서적’이 존재하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철학’이라는 고유한 학문의 영역, ‘철학자’로 구별되는 사람들이 하는 사회적 역할이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의심스러워졌다. 하지만 아직도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여러 가지 담론들이 있고, 그 모든 것들이 철학 아닌 특정한 학문적 영역으로 흡수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인 이상, 철학은 위기에 있지만 아직 완전히 해체되거나 죽지는 않았다. [네이버 지식백과] ‘새의 둥지’는 어떻게 철학을 완성하는가? - ④ 둥지의 철학 (박이문 인문학 읽기, 201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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