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철학·상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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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다의 해체
작성자 철** 작성일 2018-03-07 조회수 470

포스트모더니즘 사유양식은 근본적으로는 탈형이상학적 사유체계와 연관되어 있다. 이 탈형이상학의 사유는 본질과 초월세계를 설정하는 전통 형이상학의 구조를 해체하려는 동기에서 시작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의식 양태는 이러한 본질형이상학에 의한 자의식의 철학을 비판하는 노선으로 제시된다. 데리다는 '해체(Deconstruction)'의 철학을 하이데거의 존재사유에 자리한 내적 동기에서 그 철학적 근거를 이끌어 온다. 그것은 존재론적 차이와 '파괴(Destruktion)'에 대한 하이데거의 철학이다. 데리다의 해체주의는 '플라톤 이래 유럽 철학의 주된 경향에 대한 반작용'이다.

바꾸어 말하여 동일성과 그 원리에 따라 축조된 구조에 반대하는 사유로 성격지울 수 있다. 이러한 해체의 사유체계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가장 강력하고 지속적인 동기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데리다의 해체주의의 전략과 그의 계보학(Geneology) 사고는 전적으로 탈형이상학의 철학, 탈근대성에 뿌리박고 있다. 'arche, telos, eidos, energia, ousia' 등의 형이상학 개념들은 절대적이며 무조건적인 '중심의 문맥' 안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개념들은 그리스철학 이래의 '로고스' 개념을 수용함으로써 실체 중심의 존재론에 연관지어져 제시되었다.

데리다가 '로고스 중심주의'라고 명명한 서구 형이상학에 대한 규범적 사고에 따르면 존재자의 존재와 존재의 의미는 눈앞에 자리한 사물처럼(현전성) 파악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술에 대한 견해뿐 아니라 시간 의식 역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후기 근대의 문화는 현전 형이상학에 의해 근거가 설정되었다. 데리다에 의하면 이러한 구조는 서구 형이상학적 사고의 원론적인 역학성에 기인하고 있다. 그는 이 로고스 중심주의 형이상학을 '서구의 거대하며, 형이상학적이고 학문적인 그리고 기술적이며 경제적인 모험의 핵심'을 이루는 것으로 규정한다.

기술성의 사고로 개념지워지는 서구 철학사를 데리다는 명확히 실재성에 대한 체험, 실재성에로 기울어진 사고 형태라고 파악한다. 해체의 사유에 따르면, 서구 전통 철학은 유효성과 비유효성에 의해 실재성의 원리를 파악하려 시도한다. 유효성이란 근대 학문과 기술이 의도하는 분명한 목표이다. 이는 자기 유지에 공헌하거나 또는 그것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를 감추고 있다. 근대 학문과 기술은 '자기 유지를 넘어서서 하나의 의미를 달성하려는 시도'이다.

이러한 것들은 전통적인 개념으로 '행복한 삶 또는 행복'이라 불려져왔다. 이성으로 표현되는 인간의 지성은 그것을 위한 가장 중요한 도구로 작용한다. 여기서 제기되는 질문은 이성을 대신하여 예술이 이 실재의 원리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적합한 매개물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러한 질문은 탈근대에 대한 토론에서 아주 중요한 접근 통로가 된다. 여기에 '근대 이후'라는 논의와 '미학 이후의 예술'이 접목되는 지평이 자리한다.

프랑크의 견해에 따르면 '해체'란 개념은 '의미론의 고전적 개념을 관례적 표현'으로 바꾸어놓은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서구 형이상학적 명제, 데리다의 표현대로 로고스 중심주의적 개념과 지닐 수도 있는 연관성을 가능한 회피하기 위해 의미를 바꾸고, 형태를 변화시킨 것이다. 해체가 적용되는 유효 사정거리는 전 서구 형이상학의 역사이다. 프랑크에 의하면 해체는 하이데거가 존재라 이름한 것, 레비나스(E. Levinas)와 라깡이 '타자'라 이름한 것을 서구 역사에서 나타난 논의의 틀 안에서 하나의 담론으로 형성한 것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데리다의 해체 개념은 서구 전통철학의 존재론 역사를 파괴하려는 하이데거의 기획을 모형으로 한 것이 아닌가.

데리다는 해체라는 착상을 구성의 과정으로 해석하였다. 그것은 이러한 개념의 긍정적 의미 또는 정확히 말해 해체 개념이 지니는 재건립의 의도를 명백히 드러내기 위한 의도에 따른 것이다. 그는 서구 형이상학적 사고 구조의 해체가 의미하는 바를 'deconstruire'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표현으로써 그는 '재구성'이라는 의미에서 해체를 새롭고 긍정적으로 나타내려 한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프랑크는 비판적인 해체주의의 의도가 파괴와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파괴란 분쇄, 경감, 파멸시킴을 의미하며, 해체란 이와는 반대로 성벽의 철거, 어떠한 사고 전통 안에 건립된 것을 철거하여 기초의 해체, 그로 인한 같거나 혹은 다른 기초들을 납득할 만한 형태로 새로이 건립"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의도는 "서두에 색인적으로 삽입된 'con'이란 표현에서 이 해체는 단순한 파괴와는 구별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형이상학의 해체는 탈형이상학의 건립으로 이해된다.

이렇게 해체철학을 긍정적으로 고찰함으로써 프랑크는 해체 개념을 전통적 형이상학 개념인 의식에의 '재현(Mimesis)'과 연결짓는다. 데리다의 시도는 주관성과 자기의식 개념의 해체이다. 이러한 해석은 서구의 주관 형이상학이 하이데거의 현존재 분석 안에서 해체된다는 의미이다. 데리다가 해체모형으로 의도하는 바는 '서구 사고의 건축 설계도를 밝히기 위해' 그 사고 구조를 뜯어내는 것이다. 즉, 전통 형이상학의 실체적이며 근원적인 동기, 근본적인 열정을 때로는 새롭게, 때로는 다르게 재구성한다는 의미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데리다의 해체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성찰, 2003. 8. 30., ㈜살림출판사)

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518432&cid=42074&categoryId=420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