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철학·상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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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진리와 그 밖의 진리
작성자 철** 작성일 2017-07-14 조회수 170

철학적 진리와 그 밖의 진리

 

철학이 정보·인지의 양식임에는 틀림없지만 모든 정보·인지가 철학적인 것은 아니다. 철학 외에 과학이, 과학 이전에 일상적 지각경험이 세계와 인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철학적 지식 외에 과학적 그리고 지각적 진리가 있다. 비록 문학이 개연적 양상으로나마 세계와 인간을 언급하고, 그것들에 관해 넓은 뜻에서의 정보·진리를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정보·진리는 반드시 철학적인 것이 아니고 과학적이거나 지각적인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한 문학작품이 철학적이 아님을 불평하면서 과학적이 아님을 불평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문학적 정보·지식은 지각적 혹은 과학적 정보·지식과는 상관없고 오직 철학적 정보·지식하고만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암시하는데, 이러한 까닭은 한편으로 지각적·과학적 지식과 다른 한편으로는 철학적 지식의 차이에 대한 전제에 연유한다.

분석철학적 주장에 의하면 이른바 현대의 철학적 문제라는 것은 세계나 인간에 대한 잘못된 관찰이 아니라 그러한 것들을 사용할 때 생기는 논리적 혼동에 기인하며, 따라서 철학적 기능은 언어의 개념적 분석을 통해서 그러한 혼동을 해명해 주는 데 있다고 한다. 이런 뜻으로의 철학적 담론의 대상은 세계나 인간이 아니라 그러한 것들에 대한 정보·지식·신념을 표상하는 언어를 대상으로 하는 메타-정보·지식·신념의 표현이 된다. 이런 현대적 의미의 철학은 세계와 인간의 여러 개연성 혹은 가능성을 탐구하는 문학과 직접적 상관이 없다. 이러한 철학관과 달리 전통적 철학관에 의하면 지적 탐구양식으로서의 철학은 세계와 인간을 그 인식대상으로 하며, 그것들의 가장 궁극적 진리를 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이 과학과 구별되는 이유는 과학적 탐구대상이 가시적으로 지각될 수 있는 존재들인 데 반해서 철학적 탐구대상은 경험적으로 그 진위를 결정할 수 없는, 가령 신, 영혼, 선악, 역사의 의미 등 비가시적인 지각적 존재라는 데 있다. 문학이 탐구하는 것이 가시적으로 그 진위를 가려낼 수 있는 물리적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생의 의미, 도덕적 선악의 문제, 미적 가치, 우주적 존재의 의미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문학은 철학이 탐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러한 점에서, 문학이 과학적이기를 요구하지 않고 오직 철학적이기만을 요구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문학은 어떻게 철학적일 수 있으며, 과연 문학은 꼭 철학적이어야 하는가?

[네이버 지식백과] 철학적 진리와 그 밖의 진리 (박이문의 문학과 철학 이야기, 2005. 5. 10., ㈜살림출판사)

 

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518828&cid=41884&categoryId=41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