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철학·상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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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어서
작성자 철** 작성일 2017-07-13 조회수 212

'불확정성'이라는 안개가 최근 사고의 모든 구석에 번져 스며들고 있다. 객관적 존재로서의 산과 들, 진리로서의 사람과 강아지, 가치로서의 아름다움과 추함, 의미로서의 언어의 내용과 형식 등이 뒤범벅되어 우리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간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모든 것의 한계와 그것들 간의 관계가 흐리멍덩하고 애매하여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특히 철학과 문학의 경계는 70년대를 전후하여 등장한 데리다(J.Derrida)의 해체주의, 로티(R.Rorty)의 실용주의적 상대주의 등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과 궤를 같이 하여 그 경계가 파괴되었고, 이는 '불확정성'의 범람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전통적으로 철학과 문학의 구별은 자명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른바 포스트모던 시대에 이르러서는 위와 같은 철학과 문학의 구별이 단호히 부정된다. 그렇다면 정말 철학과 문학은 근본적으로 구별되지 않는 것인가? 그것들의 구별이 있다면 그 구별의 근거는 무엇이고, 없다면 그 이유는 또 어디에 있는가?

이들 간의 차이나 동일성을 따지려면 철학, 문학이라는 이름 하에 쓰인 텍스트들을 구체적으로 놓고 그 텍스트 간의 차이점 혹은 동일성 그리고 그것들 간의 관계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철학적 텍스트와 문학적 텍스트가 글쓰기의 차이에 의해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이며, 이것은 양자의 구분이 전문 언어의 선택이나 표현법에 근거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함의한다. 바꿔 말해, 문학과 철학의 구분이라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나는 이러한 근원적 물음들을 독자 여러분과 더불어 나누고자 하며, 내가 그동안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한 글들 중 특히 문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써 보았던 몇 편을 이 책에 모아 보았다. 필요에 의해 부분적인 가감이 불가피했음을 밝히며, 이 책이 나처럼 문학과 철학의 경계에서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를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문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어서 (박이문의 문학과 철학 이야기, 2005. 5. 10., ㈜살림출판사)

 

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518821&cid=41884&categoryId=41885